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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내 안의 자유시' 중 세 번째 시입니다.
가족 사진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빠와 엄마 우리 삼남매는 어릴 적 창경궁에 놀러 갔었더랬다 벚꽃 구경을 했는지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었는지 아니면 회전목마를 탔는지 어린 나의 기억엔 없다 일곱 식구가 모여 오직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던 기억밖에는. 눈물이 그렁한 채 막내 동생을 번쩍 안아 올린 맘씨 좋게 생기신 아빠가 서운해서 사진기를 올려다보고 있는 여자아이 그런 여자아이를 내가 있지 않냐며 자기 앞으로 세우신 풍만한 가슴의 할머니 누구보다 얼굴이 작으신 여유 있는 할아버지 앞에서 긴장한 듯 차렷 자세로 임하는 오빠 단아한 깨끼한복에 허리를 동여매고 시어머니를 의지하며 서계셨던 엄마가 사진 속에 담겨 있다. 화려한 무늬의 한복에 예의 없이 다른 쪽을 바라보고 무작정 사진 가장자리를 차지한 모르겠는 아주머니보다 언니, 올케 새 식구가 사진 속으로 들어왔으면 조카들도 의젓하게 자리를 차지했으면. 이번엔 나도 웃어야지, 활짝 웃으며 스며들어야지. |
2024.11.13 - [내 안의 자유시] - 내 안의 자유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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